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근데 전 근무를 섰어요...
오전 9시부터 들어가서 오후 5시에 나왔습니다. 몸쓰는건 아니라 별로 어렵진 않은데 겨우 이런걸로 시간을 그냥 땅바닥에 버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좀 짜증나네요.
자대에 와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일단 훈련소에서 벗어나니 개인정비시간에 폰을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외에도 훈련소에서 제한되던 PX가기, 밥 대충먹고 다른거 먹기 등등이 가능해지니 꽤 살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말뚝박을생각은 전혀 없어요!
어쨌든 최근에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써보면...
0. 암호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말 그대로 암호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책은 Understanding Cryptography를 쓰는데,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분대에 수학과 선임이 한 분 계시는데, 이분이 암호학에 관심이 있다 하셔서 시작했어요. 이게 진짜 개쳐재밌습니다. 지금은 타원곡선 암호 파트를 하고 있어요. 목표는 CTF 나가서 크립토 푸는거랑, 추가적으로 구할 수 있다면 학교에 있는 암호학 수업 족보를 구해서 풀어보는거에요. 전공과목 대부분을 군대에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첫 시작이 참 좋은 것 같아요.
1. 대회에 나갔어요!
핵테온 세종이라는 CTF 대회였는데, 위에서 말한 같은 분대 선임하고 나갔습니다. 암호학 문제 풀이를 연습하자고 간건데, 정작 암호학 문제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는 맛인 시스템을 잡았고... 선임은 AI 문제 하나랑 Misc를 주로 잡았습니다. 결과는 박았지만 사지방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고려하면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2. 논문이 나왔어요!
군대 입대하기 전에 했던 동아리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논문을 썼어요. 입대 전날까지 초안 쓰고, 수료식날 발표 PPT 만들고 자대와서는 리뷰어 요청사항 보면서 열심히 쓴 논문입니다. 한국정보보안학회 하계 학술대회에 투고했는데, 다행히도 Accept되어서 5/8에 발표하게 되었어요.
대충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스택 카나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안하고 이를 구현해서 직접 오버헤드를 평가한 논문입니다. 중간에 프로젝트를 함께한 선배님들의 인맥을 통해 연세대학교 랩실에 컨택이 됐고, 랩실에 계신 분과 같이 수정하고 제출하게 되었어요. 어쨌든 제 첫 논문이자 제가 주저자인 논문이라 참 인상깊네요. 복학하면 CV에 유용하게 쓸 수 있겠어요.

3. 외출을 나갔어요!
말 그대로입니다. 신병은 외출이 하루 주어지는데, 모르고 있었다가 선임분들이 말해주셔서 쓰게 되었어요. 나가봤자 할 게 없어서 고민중이었는데, 타분대 선임 한 분이 같이 대전에 가자고 하셔서 같이 대전을 가게 되었어요. 근데 그날이 노동절이라 사람이 진짜 개쳐많아서... 좀 힘들었어요. 그래도 선임분이 기차표랑 점심 저녁을 다 사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어쨌든 대전가서는 프린트방에 들려서 암호학 책 프린트를 했고, 문구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몇 샀어요. 교보문고 가서 "치치새가 사는 숲"이라는 책도 사고... 그리고 수목원을 갔는데 딱히 기억나진 않네요.
사진을 몇개 올려보자면...




마지막 사진은 보통 전역자들이 와서 많이 찍던데 전 개짬찌때 와서 찍었어요! 어쨌든 재밌었습니다.
4. 맞후임이 들어왔어요.
말 그대로에요. 보통 3달에서 6개월정도 생활해야 들어오는데, 전 운이 좋게도 한달째에 맞후임이 들어왔어요. 이것참!!!
어쨌든 근무 특성상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저희 분대는 만원이라 근무가 편해질 거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전 개꿀을 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ㅅㅎ
5. 음악추천
유튜브 알고리듬의 영향으로 옛날에 자주 들었던 아티스트의 음악이 떴어요. 세레노라는 아티스튼데, 이 사람 곡들이 잔잔해서 공부할 때 틀어놓기 좋아요. 특히 중학생 때 많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이때 이야기를 해보자면... 코로나때문에 원격수업을 하니 일찍 일어나지 않았어도 됐어서 항상 숙제를 밤까지 미뤘어요. 미루고미루고미루다가 밤 11시에서 12시쯤 시작해서 숙제를 하다 보면 3시에서 4시가 됐었는데, 이 시간대에 공부하면서 세레노 노래를 자주 들었었습니다. 지금 듣고 있는데,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그때 맡았던 공기 냄새, 감정, 소리까지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나네요. 그랬던 제가 군대에 와서 썩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어쨌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몇 개 추천할게요. 참고로 세레노는 곡을 발표할 때마다 짧은 시를 설명란에 써두는데, 이 시를 읽으며 음악을 해석해보는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이거 말고도 세레노의 모든 곡들이 다 명작이니 꼭 들어보세요! 저는 남은 개인정비를하러...